[NEWS] Jack Pierson 개인전__Movie Star, Cry, The Sun Rose ….

Movie Star, Cry, The Sun Rose ….

서울 종로구 소격동 국제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는 미국작가 잭 피어슨(Jack Pierson)의 개인전 〈밤(Night)〉 전시장에 들어서면 벽에 걸린 ‘문자 조각’들을 만난다. 낡은 간판이나 광고 사인에서 가져온 글자 같은데, 글자마다 색이 다르고 크기나 모양도 다르다. 어떤 글자는 녹이 슬거나 페인트칠이 벗겨져 세월의 흔적을 느끼게 한다. 실제로 이 입체 글자들은 작가가 버려진 간판이나 길에서 주워온 글자들로, 원래 배열됐던 글자를 해체해 새로운 단어로 조합했다. ‘Movie Star’ 같은 글자는 글자를 화려하게 장식하던 전구의 불이 들어오지 않아 화려했던 과거를 쓸쓸하게 보여준다.

한국에서의 첫 개인전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한 피어슨은 “버려진 글자들을 수집해왔는데 이것들을 새롭게 창조하면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겠구나 생각했다”고 밝혔다. 그의 의도처럼 문자 조각을 들여다보면 사람들은 각자 오래전에 품었던 원대한 꿈과 과거에 대한 향수가 되살아난다. 마치 작가가 만든 무대 위에서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것 같다. 처음엔 단순한 글자에 불과하지만 들여다볼수록 갖가지 생각이 떠오르며 작품에 빠져들게 된다.

1960년 미국 매사추세츠주에서 태어난 피어슨은 보스턴에 있는 매사추세츠 미대에서 예술을 전공한 뒤 사진과 조각, 설치작품을 보여왔다. 1980년대에는 유명한 사진작가 낸 골딘 등과 함께 작품활동을 하기도 했다. 2004년에는 휘트니비엔날레에서 사진 연작 〈자화상(Self-Portraits)〉을 보여 주목받았다. 각기 다른 모델의 사진을 모아 거기에 자신을 투영시켜 자화상이라고 한 연작이다. 사진을 통해 관람객은 작가를 상상하면서 결국 자기 자신의 모습을 들여다보게 된다. 사진 속 모델과 작가, 관람객 3자가 서로를 투영시키는 체험을 하는 것이다.〈자화상〉에는 젊음과 아름다움에 대한 갈망과 채워지지 않은 욕망에 대한 쓸쓸함이 배어난다.

잭 피어슨의 이번 전시에서도 신화(神話)를 꿈꿨던 젊은 시절의 야망과 이루지 못한 꿈에 대한 씁쓸한 추억이 교차한다. 작품 〈the BOY〉는 어렸을 적 시인(詩人)을 꿈꿨던 작가의 빛바랜 과거가 묻어나오는 듯하다. 버려진 글자들이 뿜어내는 페이소스는 강하지만 거기에 그치지 않고 폐기된 글자를 통해 새로운 환상과 이야기를 창조해 내고 있는 것이다. 작가가 “작품을 만들 때 구원이라는 문제를 가장 깊이 생각한다”고 밝힌 것처럼, 예술을 통해 버려진 글자뿐 아니라 이미 잊혀진 꿈과 희망을 다시 구원해낸 것이다. 결국 문자 조각은 매개체일 뿐 꿈과 희망을 되살리는 것은 관람객 개개인의 힘이다. 피어슨의 ‘문자 조각’이 신맛과 쓴맛 그리고 마지막엔 달콤함을 남기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전시는 6월 6일까지 이어진다. (02)733-8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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