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ICLE] 존경받을 만한 의미

인간은 개체로서 자신의 개인적인 생활을 영위할 뿐 아니라, 의식을 하든 안 하든 간에 자신의 시대와 그 시대를 사는 사람들의 생활을 영위해 나간다. 우리는 자신의 존재의 보편적이고 비개인적인 토대를 무조건적으로 주어진 것으로, 자명한 것으로 생각한다. 개개의 경우 이에 대해 비판을 하려고 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그러한 토대에 결함이 있는 경우 우리는 자신의 정신적 건강이 막연히 침해받는다고 느낀다. 개개인에게는 여러가지로 개인적인 목표, 목적, 희망 및 전망이 눈앞에 아른거려 이러한 것들에서 가일층 노력하고 활동하겠다는 원동력을 얻어낸다. 하지만 우리 주위의 비개인적인 것, 즉 시대 자체가 겉으로 보기에 아무리 분주하게 움직인다 하더라도 요컨대 거기에 희망과 전망이 결여되어 있다면, 시대가 우리에게 희망도 전망도 없으며 어찌할 바 모르는 것으로 남몰래 인식시켜 주고,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인든 간에 모든 노력과 활동이 지닌, 개인적인 의미 이상의 궁극적이고도 절대적인 의미를 묻는 질문에 시대가 공허한 침묵으로 일관한다면, 좀 더 솔직한 인간성을 지닌 사람의 경우 그러한 사태로 인한 모종의 마비작용은 거의 피할 수 없다. 그리고 이러한  마비작용은 개인의 정신적이고 윤리적인 부분에서 곧장 육체적이고 유기체적인 부분으로 파급될지도 모른다. 시대가 ‘무엇 때문에’라는 질문에 만족할 만한 답변을 주지 않는데도, 꼭 필요한 정도를 넘어서는 대단한 일을 하겠다고 마음먹으려면 영웅적 속성인 흔히 정신적 고독과 자주성, 또는 식을 줄 모르는 활력을 필요로 한다.

– ‘마의 산’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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