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ICLE] 달에 대해서

달은 조명에도, 소음에도, 오염된 공기에도 불평 한마디 없이 성실하게 그곳에 떠 있었다. 찬찬히 바라보면 그 거대한 크레이터며 계곡이 만들어내는 기묘한 그림자를 알아볼 수도 있었다.

달의 반짝임을 무심히 바라보는 사이에 덴고 안에 고대로부터 이어져내려온 기억 같은 것이 차례차례 불려 나왔다. 인류가 불이며 도구며 언어를 손에 넣기 전부터 달은 변함없이 사람들 편이었다. 그것은 하늘이 준 들불로서 때로는 암흑의 세계를 환하게 비추어 사람들의 공포심을 달래주었다. 그 차오르고 이지러지는 모습은 사람들에게 시간관념을 부여해주었다.

달의 그같은 무상의 자비에 대한 감사의 마음은 대부분의 지역에서 밤의 어둠이 쫓겨나버린 현재에도 인류의 유전자 속에 강하게 각인되어 있는 것 같았다. 집합적인 따스한 기억으로.

소설 ‘1Q84’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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