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ICLE] 문학자란

다른 학문은 그 학문이나 그 학문의 연구를 저해하는 것이 적입니다. 예를 들어서 가난이나, 다망함이나, 압박이나, 불행이나, 비참한 경우나, 불화나, 싸움 같은 것들 말입니다. 이것들이 있으면 학문을 할 수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가능한 한 이것들을 피해서 시간과 마음의 여유를 얻으려 합니다. 문학자도 지금까지는 역시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런 생각 정도가 아닙니다. 모든 학문 중에서 문학자가 가장 한가로운 세월이 없으면 안 되는 것처럼 여겨져 왔습니다. 우스운 것은 당사자들조차 그런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는 점입니다. 그러나 그것은 잘못된 생각입니다. 문학은 인생 그 자체입니다. 고통이 됐든, 곤궁이 됐든 무릇 인생의 행로에서 부딪치게 되는 것이 곧 문학이며, 그것을 맛본 자가 곧 문학자인 것입니다. 문학자란, 원고지를 앞에 두고 숙어사전을 참고로 머리를 짜내는 한산한 사람이 아닙니다. 원숙하고 심후한 취미를 체득하여, 인간의 만사를 기죽지 않고 적절히 처리하거나 터득하는 보통이상의 사람을 가리키는 것입니다. 그렇게 처리한 방법이나 터득한 것을 종이에 옮긴 것이 문학서가 되는 것입니다. 따라서 책을 읽지 않아도 실제로 그런 일에 임한다면 훌륭한 문학자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다른 학문이 가능한 한 연구를 방해하는 일을 피해 점점 세상에서 멀어지는 데 반해서 문학자는 스스로 그 장애 속으로 뛰어드는 것입니다.

– 나쓰메 소세끼 ‘태풍’ 중에서

Advertisements
이 글은 ARTICLE 카테고리에 분류되었습니다. 고유주소 북마크.

답글 남기기

아래 항목을 채우거나 오른쪽 아이콘 중 하나를 클릭하여 로그 인 하세요:

WordPress.com 로고

WordPress.com의 계정을 사용하여 댓글을 남깁니다. 로그아웃 /  변경 )

Google+ photo

Google+의 계정을 사용하여 댓글을 남깁니다. 로그아웃 /  변경 )

Twitter 사진

Twitter의 계정을 사용하여 댓글을 남깁니다. 로그아웃 /  변경 )

Facebook 사진

Facebook의 계정을 사용하여 댓글을 남깁니다. 로그아웃 /  변경 )

w

%s에 연결하는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