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ICLE] 사랑은

둘의 세계는 사랑의 세계였다. 사랑은 가장 진지한 유희다. 유희지만 그렇기 때문에 절체절명의 순간에는 반드시 모습을 감춘다. 사랑에 시시덕거릴 여유가 있는 사람은 행복한 사람이다.

사랑은 진지하다. 진지하기 때문에 깊다. 동시에 사랑은 유희다. 유희이기 때문에 들떠 있다. 깊고 들떠 있는 것은 물속의 수초와 청년의 사랑이다.

사랑은 방황이다. 또한 깨달음이다. 사랑은 천지 만물을 그 속으로 흡수하여 곧바로 다른 모습의 생명을 부여한다. 따라서 방황이다. 사랑의 눈빛을 발할 때, 온 세상은 전부 황금이다. 사랑의 마음에 비쳐진 우주는 깊은 자비의 우주다. 따라서 사랑은 깨달음이다. 그러나 사랑의 공기를 마시는 자는 방황인지도, 깨달음인지도 모른다. 그저 저절로 사람을 잡아당기고 또 사람에게 끌려간다. 자연은 진공을 혐오하고 사랑은 고립을 싫어한다.

사랑은 자신에 대한 심각한 동정을 포함하고 있다. 단지 너무나도 심각하기 때문에 향락의 만족이 있을 경우에만 자신을 뚫고 나오고 타인에게도 또한 보통 이상의 동정을 줄 수 있는 것이다. 너무나도 심각하기 때문에 실연을 당한 경우에는 자신을 뚫고 나오며, 타인에게도 또한 보통 이상의 원한을 품을 수 있는 것이다. 사랑에 성공한 사람은 반드시 자신을 선인이라고 생각한다. 사랑에 실패한 사람도 역시 자신을 반드시 선인이라고 생각한다. 성패에 관계없이 사랑은 일직선이다. 단지 사랑의 잣대를 가지고 만사를 판단한다. 성공한 사랑은 동정을 태우고 달리는 마차의 말이다. 사랑은 가장 자기중심적인 것이다.

– 나쓰메 소세끼 ‘태풍’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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