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KETING] 소프트 혁신의 힘… 관점만 새로워도 큰 성과 낸다

커피시장 7년새 80% 성장
스타벅스, 맛·서비스 특화… 새로운 커피문화 유행시켜 브랜드 커피 열풍 만들어

패스트패션의 성공 전략
싸구려 인식 깬 중저가의류… 유행에 민감한 젊은층 공략 H&M·유니클로 큰 폭 성장

혁신적인 제품이나 서비스는 성능과 기능이란 측면에서 예전보다 높지 않은 가격이면서 높은 가치를 창출한다. 그래서 소비자 입장에서 훌륭한 가치제언(value proposition)을 준다.

혁신은 새로운 관점만으로도 강력한 성과를 낸다. 커피산업이 대표적이다. 일상적으로 접하는 커피는 첨단기술과는 거리가 멀었고 시장 성장도 오랫동안 주목받지 못했다. 그러나 스타벅스 등장으로 상황은 180도 달라졌다. 스타벅스를 필두로 한 커피 전문 체인들은 통일된 맛과 서비스를 통해 새로운 커피문화를 유행시키며 브랜드 커피라는 개념을 만들었다. 오늘날 커피 시장의 규모는 7년 새 80%나 성장해 135조원이 넘는다.

수천 년 동안 평범한 상품이던 커피가 이토록 놀라운 성장을 이룰 수 있었던 배경은 뭘까? 커피 소비가 갑자기 증가한 걸까? 그러나 이 기간 동안 커피의 소비 증가폭은 21%로 연간 3%에 불과했다. 최근의 커피 붐은 많은 마케팅 담당자와 영리한 기업가들이 만든 ‘소프트 혁신(soft innovation)’의 결과물이다. 이들은 소비자의 스타일과 행동을 주의 깊게 관찰했으며 익숙한 상품을 바탕으로 이전에 없던 새로운 무언가를 창조했다.

브랜드 커피 열풍으로 새 시장이 창출됐고 고급 커피머신을 찾는 소비자들도 덩달아 늘고 있다. 수십 년간 2만~3만원대의 저가형 커피 메이커에 만족했던 소비자들은 10만원이 넘는 에스프레소 머신을 구매하고 있다. 적절한 접근법을 갖고 적절한 가치제언을 제시한다면 어떤 소비자 대상 산업도 스타벅스 열풍을 재현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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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정인성 기자

식품 도매업체인 홀 푸드(Whole Foods)의 사업 모델도 특별히 새롭다고 할 만한 것은 없다. 일반적으로 대형 할인점을 찾는 고객은 값싸고 실속 있는 상품과 단일 상품의 대량 구매에 관심이 많다. 그러나 실제 조사 결과 홀 푸드 고객들도 프리미엄 식품과 다양한 종류의 식자재에 구매 의사가 매우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 결과 홀 푸드의 구매 관리자들은 세계 전역에 걸친 자사의 구매망을 가동해 다양한 종류의 식품과 식자재를 공수했으며, 이 과정에서 홀 푸드는 ‘식품 업계의 아마존’으로 불릴 만큼 혁신적인 선도업체로 성장했다. 그렇다면 이런 아이디어를 왜 진작에 떠올리지 못했을까? 답은 간단하다. 이전까지 홀 푸드 경영진은 고객들이 프리미엄 식품이 아닌 일반 식품에만 관심이 있다고 생각했다. 스스로의 인식에 갇혀 엄청난 성장 기회를 놓쳤던 것이다.

중저가 패스트패션 브랜드인 H&M도 좋은 사례다. 패션 업계에서는 오랫동안 저가형 업체가 자체 브랜드로 매장을 운영하는 일은 불가능으로 인식됐다. 저가형 브랜드는 경제성과 고객 유인력이 낮아 지속 가능한 사업모델을 구축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였다. 그래서 저가형 브랜드는 K마트, 월마트 등의 대형 할인점이나 저가형 백화점에 입점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유행에 민감한 젊은 층의 취향에 맞춰가며 재고를 관리하는 일도 매우 어려웠다.

그러나 H&M은 일반 소비자는 의류를 구매할 수밖에 없으며, 부담 없는 합리적인 가격이지만 저급 제품으로 보이지 않는 브랜드를 원한다는 점을 간파했다. 이래서 만든 브랜드가 H&M이다. 진출 초기 H&M과 비슷한 브랜드는 K마트나 시어스와 같은 저가형 소매업체에서도 얼마든지 구할 수 있었지만, 소비자들은 주변의 시선을 의식해 구매를 꺼리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H&M은 이들 소비자들이 마음놓고 저가형 의류를 구매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다. 거창하고 복잡한 ‘하드 혁신(hard innovation)’이 아닌 소프트 혁신을 통해 엄청난 변화를 만들어낸 것이다.

이와 유사한 접근법을 택한 유니클로는 품질을 더욱 강조했다. 사람들이 일상적으로 착용하는 언더웨어나 셔츠의 경우, 겉옷에 가려 밖으로 드러나지 않지만 누구나 입는 필수 아이템이라는 것을 출발점으로 삼았다. 일부 패션 마니아를 제외하면 이너웨어에 많은 돈을 투자하는 소비자는 드물지만, 내구성과 경제성이 뛰어나고 편안한 의류에 대한 소비자의 니즈는 분명히 존재했다. 하지만 이런 이너웨어를 구매하기란 쉽지 않았다.

여기에서 사업 기회를 포착한 유니클로는 얼핏 보면 뻔한 일상복을 위주로 한 상품을 중심으로 브랜드를 구축했다. 유니클로 열풍이 흥미로운 이유는 언더웨어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갑자기 늘면서 유니클로와 같은 일상복이 보편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예전에 없던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낸 것이다. 유니클로는 이제 일상복 부문을 넘어 경쟁 브랜드의 시장까지 잠식해가고 있다.

이런 소프트 혁신의 효과는 매우 강력하다. 기존 사례에 대한 신중한 검토를 통해 현재 시장이 작동하는 원리를 파악한다면, 기존 시스템을 변형해 소프트 혁신을 달성하는 것만으로도 시장은 물론 국가 전체의 변혁도 이룰 수 있다. 2013년 올 한 해 우리 사회 구석구석에서 소프트 혁신이 나올 수 있도록 동기부여를 잘하는 것이 리더의 몫일 것이다.

출처_조선일보
2013. 1.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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