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ICLE] 세상은 정리되지 않는 일이 많다

세상에는 정리가 될 듯하면서도 정리가 되지 않는, 말하자면 덜 돼먹은 소설같은 일이 상당히 많다. 오랜 세월이 지난 뒤에 되돌아보면 오히려 흐지부지 꼬리를 감춘 것 같은 경력이 더 흥미롭게 여겨진다. 되돌아서 떠올릴 정도의 과거는 전부 꿈으로, 그 꿈 같은 부분에 추회의 정이 있는 것이니 과거의 사실 그 자체에 어딘지 흐리멍덩한, 애매한 점이 없으면 이 몽환의 정을 느낄 수가 없다. 따라서 충분히 발전하여 인과의 예기를 만족시키는 일보다는 머리와 꼬리는 비밀 속으로 흘러 들어가 버리고 단지 도중만이 눈앞에 떠오르는 하룻밤, 한나절의 그림이 더 재미있다. 소설이 될 것 같으면서 전혀 소설이 되지 않는 점이, 세상 냄새가 나서 기분이 좋다. 정리가 되지 않는 사실을 사실 그대로 기록할 뿐이다. 소설처럼 만들어 낸 것이 아니기 때문에 소설처럼 재미있지는 않다. 그 대신 소설보다 더 신비적이다. 모든 운명이 각색한 자연스러운 사실은, 인간이 구상해서 만들어 낸 소설보다 더 불규칙적이다. 그렇기 때문에 신비한 것이다.

– 나쓰메 소세끼, ‘갱부’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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