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AND STORY] ‘라코스테’_피케, 셔츠의 전설이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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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코스테의 피케 셔츠. 최초의 피케 셔츠이자 가장 유명한 피케 셔츠다.

‘필요는 발명의 어머니’라는 말은 패션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피케 셔츠는 한 유명 테니스 선수의 고충 덕에 탄생했다.

르네 라코스테(René Lacoste·1904~1996). 그는 프랑스의 전설적인 테니스 선수다. 20대에 프랑스 오픈을 세 차례나 석권했고, 윔블던과 미국 내셔널 챔피언십에서 각각 두 차례 우승했다. 미국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최초의 프랑스 선수이기도 했다. 타고난 근성과 철두철미한 경기 운영 능력 덕분에 ‘악어(The crocodile)’라는 별명으로도 불렸다. 그런 그가 1920년대 이후로 ‘피케’의 전설이 됐다. 시작은 이랬다.

◇테니스의 전설, ‘피케’의 전설이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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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피케 셔츠를 처음 만든 테니스 선수 르네 라코스테. 자신의 별명인 ‘악어’가 수놓인 재킷을 입고 있다. 2 라코스테 초창기 광고 이미지. 악어와 피케 셔츠를 그림으로 넣었다. / 라코스테 제공

1927년 르네 라코스테는 운동복을 몇 벌 새로 맞췄다. 그 이전까지만 해도 남성 테니스 선수의 운동복은 팔이 길고 소매가 빳빳한 클래식 셔츠였다. 여성 선수는 긴팔 셔츠에 발목까지 치렁치렁 내려오는 치마를 입고 테니스를 쳐야 했다. 경기를 하다 보면 옷이 땀에 젖어 엉망이 되기 일쑤였다.

고심 끝에 르네 라코스테는 피케 원단으로 만든 반소매 셔츠를 주문했다. 피케(piqué)는 프랑스어로 면직물이라는 뜻이다. 색깔은 전형적인 테니스복 빛깔인 흰색이었고, 반소매 끝엔 팔에 착 감기도록 밴드도 달았다.

왼쪽 가슴 위에 악어 로고를 새긴 것도 이때부터다. 친구인 로베르 조르주(Robert George)는 르네의 별명을 상징하는 악어 그림을 그려줬다. 르네는 이 그림을 테니스 셔츠에 큼직하게 수놓아달라고 했고, 이 옷을 입고 코트에 환하게 웃으며 나타났다.

순전히 본인을 위해 맞춘 옷이었지만,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인기가 높아지자 1933년 의류업계의 거물 앙드레 길리에(Andre Gillier)는 르네 라코스테와 손을 잡고 대량 생산을 시작했다. 앙드레 길리에는 본래 프랑스 동북부 트루아(Troyes) 지역에서 양말 공장을 운영하던 스티치 전문가였다. 길리에는 이곳에서 피케 생산·개발에 열을 올렸고, 그렇게 작은 구멍이 송송 뚫린 면직물로 만든 악어 로고 셔츠 ‘L.12.12’를 만들었다. 오늘날 전 세계 수많은 사람이 즐겨 입는 피케 셔츠의 원형이 바로 이렇게 완성된 것이다.

◇길고 엄격한 공정의 산물

‘L.12.12’엔 많은 숫자가 얽혀 있다. 셔츠 한 벌을 만들려면 일단 20㎞의 방적사(絲)가 필요하다. 왼쪽 가슴에 박힌 악어 로고는 1200땀의 자수 공정을 거쳐 나온다. 셔츠에 쓰는 단추는 자개다. 라코스테사(社)는 “단추에 쓰일 자개는 조개 속 진주층에서 추출한다. 조개 하나가 10년을 품어야만 나오는 진주층”이라고 주장한다.

셔츠는 16번의 공정을 거쳐 완성된다. 면사를 고르고 두 가닥 실을 꼬아 편직을 시작한다. 완성된 소재는 파리에 있는 디자인 사무실에서 염색한다. 염색과 워싱, 건조 과정을 거치고 나서도 망가지거나 흠이 없는 소재만 골라 부드럽게 다듬는다. 그다음에야 마름질을 하고 봉제를 한다. 이때 봉제의 여러 과정은 손으로 직접 한다. 특유의 손맛을 잃지 않기 위해서다. 라코스테사는 “매 시즌 50가지의 피케 셔츠가 제작되고, 매년 1000만 개 이상의 피케 셔츠가 팔려나간다”고 했다.

◇톰 딕슨·조너선 애들러…80년을 잇는 끊임없는 재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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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 디자이너 톰 딕슨이 만든 라코스테의 ‘테크노 폴로’.

1933년 첫 모델을 내놓은 이후 라코스테의 피케 셔츠는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누구에게나 잘 어울리는 베스트셀러로 자리매김했다. 수많은 예술가가 라코스테와 손을 잡고 재해석을 시도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대표적인 경우가 유명 디자이너 톰 딕슨(Tom Dixon). 2006년 톰 딕슨은 라코스테가 소재와 기술의 혁신에서 출발한 브랜드임을 강조하기 위해, 유기농 면으로 만든 ‘에코 폴로’ 셔츠와 금속성 소재인 루렉스(lurex) 섬유로 만든 ‘테크노 폴로’를 함께 내놨다.

2009년엔 유명 브라질 디자이너 캄파냐(Campana) 형제와도 작업했다. 이들은 과거에 만들었던 ‘악어 의자’를 바탕으로 로고를 재해석하고, 패턴을 새롭게 넣었다. 여러 마리의 악어 떼가 싸우는 모습을 통해 자연과 생명력에 대한 경외를 표현한 독특한 작품이다. 2011년엔 인테리어 디자이너 조너선 애들러(Jonathan Adler)가 특유의 톡톡 튀는 감성을 피케 셔츠에 입혔다. 악어 로고를 키우고 그 위에 대담한 패턴도 입혔다.

☞피케

피케(piqué)는 프랑스어로 격자 무늬의 면직물이라는 뜻. 요즘엔 르네 라코스테가 개발한 통기성이 뛰어난 촘촘한 면직물 원단을 두고 ‘피케’라고 부른다.

출처_조선일보
2013. 4.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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