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청바지 디젤 ‘렌조 로소 회장_”시장을 뒤집고 싶으세요? 바보가 되세요”

남다른 길 가는 청바지 ‘디젤’ 렌조 로소 회장
바보의 어원 아세요? ‘깜짝 놀라게하다’라는 라틴어에서 유래
평범함에 대항하는 도전
고교때 만든 빈티지 청바지… 전세계에 유행시켜
해외 매장 400개 가진 글로벌 기업으로 키워

청바지 브랜드 디젤(Diesel)의 창업자이자 회장인 렌조 로소(Rosso·58)는 요즘처럼 불확실성이 큰 시대에 쉽게 볼 수 있는 경영자가 아니다.

그의 좌우명은 ‘바보가 되라’이다. “패션은 미친(crazy) 산업이에요. 계속 살아있어야 하거든요. 그러려면 위험을 지는 바보가 돼야 해요. 그래야 고객이 존경하거든요. 경영자는 모든 상황에서 바보스러움을 발휘했는지 자문해야 해요. 정말 시장을 뒤집을 만큼 과감한 조처를 하고 있는가”라고 말이죠. 그는 ‘바보가 되라(Be stupid)’는 책까지 썼다.

최근 방한한 그는 서울 신사동 가로수길에 있는 디젤 매장에서 Weekly BIZ와 인터뷰를 가졌다. 풍성한 곱슬머리에 검정 청바지와 재킷 차림이었다. 그는 “바보의 어원이 뭔지 아느냐”고 물었다. “‘깜짝 놀라게 하다’는 라틴어에서 유래한 거예요. 평범함에 대항하는 도전을 나타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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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렌조 로소 디젤 창업자는 “지난 30년 동안 단 한 차례도 똑같은 이미지로 소비자들에게 어필하지 않았다고 자부한다”고 했다. 디젤은 독특한 광고 전략으로 칸 광고제 황금사자상을 4차례 받았다. 로소 창업자는 “우리의 목표는 거대 기업이 되는 것이 아니라 가장 ‘쿨(cool)’한 기업으로 자리매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 이진한 기자

그는 이른바 빈티지풍 청바지의 원조 중 한 사람이다. 고등학교 때 집 농장 안마당의 시멘트 바닥에 청바지를 대고 문질러 빈티지(Vintage) 청바지를 만들었고 전 세계에 유행시켰다. 그가 1978년에 창업한 디젤은 직원 6000명으로 지난해 미국·일본 등 해외 400여 매장에서 매출 20억달러(약 2조2510억원)를 거뒀다. 지난 10년간 매출이 2배 뛰었고, 매출액 대비 순이익률은 10%다.

그는 어디로 튈지 모르는 인물 같았다. 그는 팔과 발목에 새긴 ‘Only the brave(오직 용감한 자)’라는 문신을 보여주며 “평생 용기를 내며 바보처럼 살아왔다는 징표”라고 말했다.

먼저, 로소 회장은 어디서 빈티지 청바지 아이디어를 얻었을까?

“청바지 원단이 너무 빡빡하잖아요? 투박하고 질감도 안 좋았죠. 그래서 부드럽고 말랑말랑한 청바지를 만들고 싶은 생각이 시작이었어요. 그래서 광부가 오랫동안 끈기 있게 곡괭이질 하듯 청바지를 망가뜨려 보기로 했죠. 핵심은 ‘잘’ 망가뜨리자는 것이었어요.”

처음에 그를 만난 청바지 납품 업자들은 그에게 ‘당신 미쳤다’고 했다. “하지만 전 청바지 마니아들이 중고 청바지를 사려고 거금을 낼 정도면, 애당초부터 낡은 빈티지풍으로 나온 새 청바지를 사는 데 돈을 엄청 쓸 거라 믿었어요.”

그는 1988년 디자이너 월버트 다스와 손을 잡고 수천 번 실험해 빈티지 청바지를 개발했다. 물론 그가 세계 최초로 청바지를 돌에 문질러 빈티지 청바지를 만든 사람은 아니다. 하지만 그는 “세계 최초로 빈티지 청바지를 상업화한 사람이라고는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고 했다.

그가 미국에 진출했을 때 월스트리트저널은 ‘어떻게 이 청년은 청바지 본고장 미국에서 두 배 가격으로 청바지를 팔 생각을 했을까’란 제목의 기사를 썼다. “저희가 미국에 처음 진출했을 때 저희 청바지 중 가장 싼 게 100달러였어요. 반면 미국에서 가장 비싼 랄프 로렌 바지가 54달러였고요.”

그는 미국 매장을 낼 때 의도적으로 뉴욕과 샌프란시스코의 리바이스 매장 건너편에 냈다. “리바이스와 차별화하고 싶었어요. 저희 브랜드의 자유로움을 표현하고자 했죠. 그래서 매장에는 디제잉(DJ) 부스와 바를 설치하고 오후 6시 이후 고객들을 초대해 파티를 열었답니다. 바보 같은 짓을 또 한 거죠(웃음).”

렌조 로소 디젤 회장의 ‘바보 경영’ 여섯 가지 에피소드

1. 청바지를 일부러 낡게 만들어 2배 비싸게 팔라

“1986년 미국 시장에 진출했을 때 가장 싸게 판 청바지가 랄프 로렌보다 두 배가량 비싼 100달러였어요. 저는 다양한 재료로 개성을 표현한 ‘잘 망가뜨린’ 거지풍 청바지를 비싸게 팔 수 있다고 믿었죠. 낡았지만 참신한 청바지가 뻣뻣한 새 청바지보다 가치가 있다는 겁니다.”

2. 1등 경쟁자의 코앞에 매장을 열라

“1996년 미국에 연 첫 매장은 뉴욕 맨해튼 리바이스 매장 건너편이었어요. 의도적 계획이었어요. 리바이스는 청바지의 ‘할아버지’잖아요? 그런데 저는 디젤의 제품이 훨씬 아름답다고 생각했고, 상징적인 리바이스에 도전하고 싶었어요.”

3. 전문가 의견을 듣지 말라

“패션 박람회 같은 곳에서 패션 전문가들을 만나지 않아요. 전문가라는 사람이 오히려 창의성이 떨어져요.”

4. 1등 대신 2등, 3등 인재를 뽑으라

“1등 인재가 싫어요. 넘버 2, 3만 좋아합니다. 그들은 1등보다 훨씬 성공을 갈망하거든요. 전 성공을 이룬 사람보다 성공에 목마른 사람이 좋습니다.”

5. 상품 광고를 하지 말라

“광고는 한바탕 웃기 위해 만드는 거예요. 예컨대 예수인 척하는 사람이 물 위를 걷다가 빠졌는데, 우리 청바지를 입은 주차 요원이었다는 황당한 내용의 광고가 있었죠. 자유롭고 우스꽝스럽잖아요? 제품을 칭송하고 아름답게 꾸미는 데 치중한 상품 광고는 딱 한 번 잘 팔릴 뿐이에요.”

6. 파리 날리는 호텔을 인수하라

“1993년 마이애미 사우스 비치란 곳에 갔을 때 길가 한 호텔에 매혹당했어요. 48시간 후 호텔은 내 소유가 됐죠. 모두가 미쳤다고 했죠. 호텔은 낡아 허물어지기 직전이었고, 그 당시 사우스 비치로 휴가를 가는 미국인은 한 명도 없었을 거예요. 저는 방 27개를 정글을 연상시키는 ‘타잔 방’ 등 저마다 색다른 테마에 맞춰 꾸몄어요. 미니멀한 방, 인더스트리얼 스타일의 방, 하이테크 스타일의 방도 있어요. 2년 뒤 이 호텔(펠리컨)은 세계 최고 부티크 호텔 50곳 가운데 하나로 기록됐습니다.”

출처_조선일보
2013. 6.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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