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이카루스 이야기’ 펴낸 세계적 마케팅 베스트셀러 저자 세스 고딘

[Weekly BIZ] ‘이카루스 이야기’ 펴낸 세계적 마케팅 베스트셀러 저자 세스 고딘

실패 두려워 안한 이카루스처럼 높이 날아라
이카루스 신화는 속임수 – ‘높이’ 난 것만 문제 삼아
현실에 安住하게 한 산업사회가 우리를 기만한 것
한국, 날개를 활짝 펴라 – 최빈국 중 하나였던 한국
산업화 통해 기적 일궜지만 미래 위해선 패러다임 바꿔야
순응적인 문화로는 더 이상 성공할 수 없어
길들여지지 말라, 누구든 한번은 날 수 있다
과연 모든 사람이 살면서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한번도 낸 적이 없을까요?
모두 가지고 있지만 순응하고 회피하도록 배워
위대한 작품 만들고 싶다면 두려움을 뛰어 넘어라 하지만 두려움은 없앨 수 없어
‘예술’하는 과정의 일부분… 차라리 친구 되어 함께 춤 춰라

그리스 신화 속 이카루스는 오만함 때문에 파국을 맞은 인물로 묘사된다. 그의 아버지 다이달로스는 유명한 장인(匠人)이었지만, 왕의 미움을 산 탓에 이카루스와 함께 높은 첨탑에 갇혔다. 하늘을 날아 탈출하기로 마음먹은 다이달로스는 자신이 만든 날개를 이카루스에게 달아주면서 말했다. “높이 날지 말아라. 그랬다간 태양열 때문에 날개를 붙인 밀랍이 녹아 버릴 테니까.” 하지만 어린 이카루스는 흥에 겨워 너무 높이 날았고, 날개가 녹아 바다로 추락했다.

그런데 이 신화에서 우리가 흔히 모르고 지나치는 사실이 하나 있다. 다이달로스가 이카루스에게 “너무 높이 날아서도 안 되지만, 바다에 빠질 수 있으니 너무 낮게 날아서도 안 된다”고 조언한 것이다.

그렇다면 그동안 우리는 왜 이카루스가 ‘높이’ 날았던 것만 문제 삼았던 것일까? 우리를 현실에 안주하도록 길들이려 했던 산업사회가 그렇게 기만했기 때문이다. 산업사회는 적극적으로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거나 소란을 피워서는 안 된다고 우리를 세뇌했다.

‘보랏빛 소가 온다’ ‘린치핀’ 등 세계적인 경영 베스트셀러를 쓴 세스 고딘씨의 주장이다. 그는 최근 새로 낸 책 ‘이카루스 이야기(The Icarus Deception)’를 통해 “이제까지 우리가 믿고 있던 이카루스 신화는 속임수”라고 주장했다.

그의 대표작 ‘보랏빛 소가 온다’는 2000년대 세계에 가장 널리 알려진 경영 서적 가운데 하나이고, 그의 블로그는 방문자가 많은 유명 사이트 중 하나이다.

그를 만나기로 한 지난 3일 뉴욕은 폭설 때문에 도로가 통제되고 학교는 임시 휴교했다. 기자는 약속에 늦지 않기 위해 새벽에 출발해 약속 시각보다 2시간 이른 오전 7시에 그의 사무실 근처에 도착했다. 근처 카페에서 메일함을 열어 보니 그가 보낸 메일이 들어와 있었다. ‘눈이 너무 많이 내리고 있으니 인터뷰는 어렵겠고 다른 방법을 찾아보자’는 내용이었다. 전화를 걸어 “벌써 도착했다”고 하자, 그는 “믿을 수 없다”고 여러 번 감탄하더니 “곧 가겠다”고 말했다.

조금 뒤 나타난 그는 “당신이 오늘 여기로 올 수 있으리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 50년 전까지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들 가운데 하나였던 한국이 지금처럼 성장한 이유를 알겠다”고 했다.

이것을 계기로 인터뷰는 자연스럽게 한국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됐다. 그는 “한국은 산업화를 통해 현재의 발전을 일궜다. 하지만 미래를 위해선 기존 사고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제까지 우리는 기존 체제에 순응적이었습니다. 순응이라는 것은 지금까지는 잘 먹혔습니다. 하지만 오늘날 어떤 조직이 성공하는지, 어떤 가치가 창조되고 있는지를 보세요. 이제는 더 이상 순응적이기만 한 조직이 성공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지금은 정보, 기술, 제품이 넘쳐 나는 과잉의 시대다. 이렇게 바뀐 세상이 요구하는 것이 바로 이카루스와 같은 인물이다. 즉, 남들과 다른 것을 하는 사람,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새로운 도전을 하는 사람, 안전지대(comfort zone)를 과감하게 박차고 나갈 수 있는 사람들이다. 고딘씨는 이런 사람들을 ‘예술가’라고 불렀다.

그가 말하는 예술가 정신은 책 ‘이카루스 이야기’에 언급된 ‘가미와자(神業)’와도 맥락이 닿는 대목이다. 우리 식으로 ‘신기(神技)’나 ‘신의 조화’ 정도로 번역할 수 있는 이 일본어는 사람들이 겉치레나 자신의 능력에 대한 의구심을 떨치고 순수한 열정으로 하고자 하는 일을 추구할 때 달성할 수 있는 경지를 말한다. 고딘씨는 “대가를 바라지 않고,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붓는다는 의미로도 해석될 수 있다”고 말했다.

20140119-001759.jpg
▲ 이카루스가 비극적인 죽음을 맞이한 까닭은 과연 그의 오만 때문이었을까. 세스 고딘(왼쪽)은 이카루스의 추락은 예술을 향한 열정의 결과물이며 ‘위대한 실패’라고 이야기한다.

그는 일본의 88세 스시 장인 오노 지로씨를 예로 들었다. 그는 세계 최고령 미슐랭 3스타 셰프이며, 다큐멘터리 영화 ‘스시 장인 지로의 꿈’에 소개되기도 했다. 그의 단 하나의 꿈은 ‘완벽한 스시 만들기’이다. 그것을 완성하기 위해 날마다 수련생처럼 정성껏 스시를 만드는데, 죽는 날까지 어제보다 오늘 조금 더 나은 스시를 만드는 것이 인생 목표이다.

“도쿄엔 숱하게 많은 스시 가게가 있습니다. 그런데 왜 사람들이 한 달에 몇 번씩 특별히 그 가게를 찾아가는 걸까요? 왜냐하면 그 가게 주인이 예술가가 되는 길을 택했기 때문입니다. 그가 일을 대하는 태도는 다른 이들과 다릅니다. 그는 스시를 만드는 것을 그저 하나의 직업으로 바라보는 데 그치지 않았습니다. 그것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늘 도전하는 예술가의 태도입니다. 이렇게 온 마음을 다해서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을 단 한 명에게라도 충분히, 제대로 전달한다면 그것이 바로 가미와자이고 예술가입니다.”

―당신은 스스로 예술가라고 생각하나요? 만약 그렇게 생각한다면 언제 노동자에서 예술가로 바뀌었나요?

“제게 가장 커다란 방향 전환 시점은 생존을 위해 다른 모든 사람이 기대하는 방식으로 일하던 것에서 탈피해서 저 자신이 좋아하는 방식으로 일을 해 나가기 시작한 때일 겁니다.”

―일을 할 때 언제 예술가라고 느끼나요?

“무언가 말이 되지 않거나 남들에게서 주목받지 못하거나 하는 걸 추구하고 있을 때지요. 남들이 ‘그건 잘 될 리가 없어. 그냥 내버려 둬’ 하는 일을 끝까지 추구할 때요. 물론 제가 한 일이 다른 사람들을 만족시킬 수 없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괜찮아요. 모든 이를 만족시킬 수는 없으니까요. 중요한 것은 제가 그것을 ‘즐겼다’는 것입니다.”

세스 고딘씨가 출세작 ‘보랏빛 소가 온다’에서 가장 많이 사용한 형용사는 아마 ‘리마커블(remarkable)’일 것이다. 고딘씨의 차림새도 리마커블했다. 트레이드마크인 빡빡 민 대머리에 투명한 노란색 뿔테 안경을 쓰고 있었고, 알록달록한 줄무늬 양말은 양쪽이 짝짝이였다. 왜 그런 차림이냐고 물었더니 “사람들이 보고 ‘왜 짝짝이를 신었어요?’라고 물으면 대화할 소재가 생기기 때문”이란다.

인터뷰는 뉴욕 외곽에 있는 그의 사무실에서 이루어졌다. 국내 언론이 그를 인터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영화 ‘사랑은 비를 타고’의 진 켈리처럼

고딘씨는 대표작 ‘보랏빛 소가 온다’에서 많은 사람이 리마커블한 것을 만들어내지 못하는 이유가 ‘두려움’에 있다고 했다. 두려움을 뛰어넘는 것은 예술가의 전제 조건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두려움을 없앨 수 있을까.

“우리는 두려움을 없앨 수는 없습니다. 뮤지컬 영화 ‘사랑은 비를 타고(Singing in the Rain)’를 보셨나요? 거기서 진 켈리는 빗속에서 아주 오랫동안 춤을 춥니다. 그는 우산을 들고 있었는데, 그걸 몇 번 펼쳤을까요? 그는 춤을 추는 내내 한 번도 우산을 펼치지 않았어요. 그 영화의 제목은 ‘우산 아래서 노래를’이 아니라 ‘빗속에서 노래를’입니다. 거기에서 포인트는 ‘비’입니다.

우리 삶의 포인트는 ‘두려움’입니다. 우리는 탁월한 작품을 두려움 없이 창작할 수 없습니다. 오히려 위대한 작품 뒤에는 항상 두려움이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당신은 두려움과 함께 춤을 추어야 합니다. 두려움은 우리가 예술을 해 나가는 과정의 일부분이 되어야 합니다. 두려움이 없는 건 무서울 게 없는 상태가 되는 겁니다. 두려움이 없는 상태는 어리석음이나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니 우리는 두려움을 없애는 법을 궁리할 것이 아니라, 두려움과 친구가 되는 법을 고민해야 합니다. ‘네가 두려움이니? 환영해. 내 곁에 있어 줘서 고마워. 우리 함께 춤을 추자’고 말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는 2003년 5월 ‘보랏빛 소가 온다’를 출판했을 때, 석 달 먼저 잡지 ‘패스트 컴퍼니’에 발췌 요약본을 게재하고 선착순 책 주문자 5000명에게 2L가량 되는 보라색 우유팩 안에 작게 편집해 만든 책을 넣어 배송했다. 그는 당시를 이렇게 회상했다.

“그건 어떻게 보면 미친 짓이에요. (책상 옆 우유통을 흔들면서) 누구도 이 안에 책이 있을 거라곤 생각하지 않잖아요? 저는 이걸 제작하는 모든 과정마다 대단히 두려웠습니다. 이게 실패하면 그건 완전히 제 책임이니까요. 또 저는 실패할 경우 잃을 것도 대단히 많았습니다. 요점은 우리는 뭔가를 두려워하지 않으면 훌륭한 것을 만들 수 없다는 겁니다. 두려움이 없다는 것은 날조나 사기이니까요. 우리는 두려움을 가질 때, 그럼에도 두려움에서 무언가를 배우고 더 나아갈 수 있을 때 무언가 위대한 일을 해낼 수 있는 겁니다.”

“실패하지 않으면 해고하겠다”

그의 서재엔 만화 캐릭터와 모형 인형, 보라색 소 인형 같은 독특한 볼거리와 함께 그가 펴낸 책들이 각국 언어로 번역돼 벽 한 면을 꽉 채우고 있었다. 세계적 베스트셀러 작가로서 성공의 여정이 그대로 진열돼 있는 것 같았다. 하지만 고딘씨 자신은 “이 방엔 내 실패의 흔적들로 가득하다”고 말했다.

“전 살면서 아주 많은 실수를 저질렀어요. 예를 들어 1990년대 초반 인터넷에서 매우 흥미로운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걸 발견하고 거기에 대한 책을 쓰자고 결심했습니다. ‘베스트 오브 더 넷(Best of the Net)’이라는 그 책은 겨우 400부 팔리는 데 그쳤습니다. 같은 시간과 노력을 검색 엔진에 투자했더라면 야후를 만드는 데 기여할 수도 있었겠죠. (야후의 시가 총액과 현재 자신이 갖고 있는 야후 주식을 고려해 볼 때) 400억달러를 벌 수 있는 기회를 놓친 겁니다.”

하지만 그는 “내 실패가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두 번의 창업 경험이 있는 사업가이기도 하다. 1995년 온라인 마케팅 회사를 설립해 경영하다 야후에 매각했고, 2005년엔 ‘스퀴두(Squidoo)’라는 정보 공유 사이트를 만들었다. 그는 사업에서도 많은 실패를 경험했다고 했다. 고객을 만났던 자리에서 노트북에 불이 붙었던 일, 월급을 제때 주지 못해 직원들 앞에서 제대로 어깨를 펼 수가 없었던 일… 그는 이 모든 실패가 자신이 하고 있는 ‘예술’의 일부라고 말했다.

그는 몇 년 전 70명의 부하 직원 가운데 가장 뛰어난 세 명이 입사 후 아무런 실수를 저지르지 않았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는 모든 직원 앞에서 그 세 명에게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자네들이 앞으로 2주 안에 커다란 실수를 저지르지 않는다면 나는 자네들을 해고할 걸세.” 그는 “진심이었다”며 “큰 실패를 경험하지 않는다면 예술가가 될 수 없으니까요”라고 했다.

20140119-001805.jpg
▲ 사진 촬영에 필요한 포즈를 취해달라고 하자 세스 고딘씨는 순순히 곁에 있던 보랏빛 소 인형을 안고 테이블 위로 올라갔다. 그의 대표작 ‘보랏빛 소가 온다’에서 보랏빛 소는 ‘주목할 만하고, 예외적인 것’을 의미한다. / 뉴욕=오윤희 기자

뱀파이어 같은 비판은 무시하라

고딘씨는 우리가 이제까지 ‘안전지대(comfort zone)’에 우리 자신을 옭아매 왔다고 주장했다. 다이달로스가 아들에게 “너무 높지도, 낮지도 않게 중간 높이로 날라”고 조언했던 그 안전한 길 말이다. “그 방향으로 가면 절대 성공 못 할걸” “그러다 실패하면 넌 끝이야” 같은 주변의 무수한 비판도 우리를 안락 영역에 머물게 한 주범이다. 고딘씨는 “안전지대에서 탈피하기 위해서 타인의 비판을 무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가 무시해야 할 비판과 긍정적 피드백을 어떻게 구분할 수 있나요?

“아, 좋은 질문이에요. 먼저 우리가 이해해야 하는 것은 세상엔 두 가지 종류의 비판이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하나는 당신을 비난함으로써 만족을 얻는 부류입니다. 뱀파이어처럼 다른 사람들을 물고 늘어져 자신은 그걸로 이득을 본다고 생각하지요. 우리는 이러한 비판을 전부 무시해야 합니다.

그리고 당신을 돕고 싶어 하기 때문에 비판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들 부류도 두 가지로 나뉠 수 있지요. 당신을 보호하기 위해, 혹은 당신이 상처받는 것을 보고 싶어하지 않기 때문에 당신을 무조건 위험에서 숨기고 싶어하는 겁니다. 예를 들어 이런 거지요. ‘그렇게 수업 중에 자꾸 손을 들지 마. 그러다가 틀리면 창피하잖아’

그리고 다음으로는 당신을 아끼고, 당신이 보고 싶어 하는 세상을 보도록 지지하기 위해 비판을 하는 사람들입니다. 그들은 이렇게 묻습니다. ‘너는 이런저런 점을 고려해 봤니?’ 혹은 ‘네가 지금 하고 있는 방식 대신 이런 식으로 방법을 한번 바꿔보는 것은 어때?’ 등등. 이런 식의 비판은 당신의 삶을 완전히 바꿔줄 수 있습니다.

스스로 책임지고, 작은 일부터 시작하라

“예술가가 되라”는 그의 주장이 몇몇 직원을 변화시킬 순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그것이 조직 문화라는 거대한 벽 앞에 부딪히면 무용지물이 되지는 않을까. 이 의문에 대해 고딘씨는 이렇게 답변했다.

“많은 사람이 ‘나는 어떤 어떤 일을 하고 싶은데, 상사가 그걸 하게 놔두지 않아’라고 합니다. 즉 자신은 예술을 하려고 하지만 조직이 그걸 못 하게 한다는 거지요. 조직이 그걸 용납하지 않는 이유는 뭘까요? 예를 들어 어떤 직원이 상사에게 가서 ‘나는 이러이러한 완전히 새로운 일을 시도해 보려고 합니다. 만약 그것이 성공하면 그것으로 인한 명성은 제가 가지겠지만, 일이 잘못되면 그것은 당신의 책임입니다. 당신이 제게 그 권한을 주었으니까요’라고 한다고 칩시다. 세상에 어느 조직이, 어떤 상사가 그런 거래를 하려고 하겠습니까?”

하지만 만약 직원이 자신이 하려는 도전에 따르는 책임을 받아들이려고 한다면, 많은 조직이 책임을 더 부여하려고 할 것이라고 고딘씨는 말했다.

“그 정도의 노력도 하지 않고 ‘나는 이러저러한 일을 해 보려고 하지만 조직이 그걸 허용하지 않아’라고 하는 말을 저는 믿지 않습니다. 저는 대부분의 조직에서 개인들 역시 조직 전반에 걸친 커다란 예술까지는 이룩하지 못한다 하더라도 예술의 작은 부분은 분명히 달성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작은 수준에서 예술을 거듭한다면 나중엔 커다란 예술을 할 수가 있게 될 것입니다.”

당신도 창의적인 아이디어 가지고 있다

그에게 창의적인 아이디어의 원천을 묻자 그는 반문했다.

“과연 모든 사람이 살면서 단 한 번도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낸 적이 없을까요? 당신은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낸 적이 한 번이라도 있나요? 이제까지 살아오면서요?”

-몇 번은 있었을 것 같은데요.

“당연하죠! 모든 사람이 마찬가지입니다. 저는 모든 사람이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지만, 그것을 표현하기보다는 회피하도록 길들여졌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남들과 다른 점이 있다면, 저는 그러지 않았다는 겁니다. 저는 단지 다른 모든 사람과 같은 정도의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다른 사람들처럼 현실에 순응하지 않고, 그런 질문을 회피하지 않았을 뿐입니다.

‘나는 이런저런 것을 하지 못해’라고 하는 사람들을 보면 저는 이렇게 말합니다. ‘당신은 살면서 한 번이라도 재미있는 사람이 되어 본 적이 있나요? 한 번이라도 창의적인 사람이었던 적이 있나요?’ 만약 한 번이라도 그런 적이 있다면, 당신은 두 번 그렇게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만약 두 번 가능하다면, 두 번으로 충분합니다.”

-정말 그런가요?

“그럼요. 만약 그렇게 된다면 당신은 그것으로 인해 충분히 보상을 받았고, 앞으로도 계속 그런 시도를 하려고 할 것이기 때문이지요.”

-‘이카루스 이야기’에서 “독자가 몸소 실천하지 않는다면, 유행하는 비즈니스 도서의 참신한 아이디어는 아무런 쓸모가 없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안타깝게도 대부분의 독자는 당신의 글을 읽고, ‘아 그렇군’ 하고 생각하지만, 그것을 실천에 옮기지는 못합니다. 그런데 당신은 왜 계속 글을 씁니까?

고딘씨는 한바탕 웃고 나서 이렇게 말했다.

“왜냐하면 몇몇 사람은 그걸 실천하니까요. 몇 명으로 충분합니다. 저는 세계에서 독자들로부터 수천 통의 편지를 받고 있습니다. 그중엔 ‘저는 5년 전에 당신의 책을 읽고 전혀 아무것도 바뀌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3~4년 전부터 아주 작은 이런저런 일들을 하기 시작했고, 그렇게 작은 일들이 조금씩 쌓여서 결실을 보았습니다’라는 내용이 있습니다. 그것이 제가 계속 글을 쓰게 하는 원동력입니다.”

작별 인사를 나눌 때에야 그가 튀는 외양과는 달리 작은 목소리로 속삭이듯 이야기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낯을 가리는 사람 같다는 느낌도 받았다. 그런 그에게 글쓰기는 묵묵히 수행하는 예술이자, 이카루스처럼 두려움과 겉치레를 떨치고 날아오르는 공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20140119-001810.jpg
▲ 오종찬 기자

세스 고딘이 만든 마케팅 신조어

-보랏빛 소(Purple Cow): 리마커블(remarkable) 제품이나 아이디어. 따분하고 눈에 띄지 않는 ‘누런 소’와 대조되는 개념.

-린치핀(Linchpin): 누구도 대체할 수 없는 꼭 필요한 존재, 조직의 핵심 인재. 원래는 마차나 자동차의 두 바퀴를 연결하는 쇠막대기를 고정하는 핀이라는 뜻.

-가미와자(神業): 신의 조화, 신기(神技)라는 의미. 사람들이 겉치레나 자신의 능력에 대한 의구심을 떨치고 순수한 열정으로 하고자 하는 일을 추구할 때 달성할 수 있는 경지.

조선일보
2014. 1. 18

Advertisements
이 글은 INTERVIEW 카테고리에 분류되었습니다. 고유주소 북마크.

답글 남기기

아래 항목을 채우거나 오른쪽 아이콘 중 하나를 클릭하여 로그 인 하세요:

WordPress.com 로고

WordPress.com의 계정을 사용하여 댓글을 남깁니다. 로그아웃 /  변경 )

Google+ photo

Google+의 계정을 사용하여 댓글을 남깁니다. 로그아웃 /  변경 )

Twitter 사진

Twitter의 계정을 사용하여 댓글을 남깁니다. 로그아웃 /  변경 )

Facebook 사진

Facebook의 계정을 사용하여 댓글을 남깁니다. 로그아웃 /  변경 )

%s에 연결하는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