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명품 브랜드 경영의 달인… 구찌社 디 마르코 회장

명품업은 ‘으쓱하는 기분’을 파는 것
“명품이라고 꼭 비싸야 하나…
20대도 살 수 있는 엔트리급 가죽 가방 모델 강화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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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찌 工房의 명품 사령관 글로벌 명품 브랜드 구찌의 최고 사령관인 패트리지오 디 마르코(Di Marco) 회장이 이 탈리아 피렌체에 있는 구찌 소 유의 카셀리나 공방(工房)에 서 포즈를 취했다. 그는“91년 역사를 지닌 구찌의 장인정신 을 복원하고 현대적 첨단 감각 과 구찌 특유의 전통적 가치와 미를 접목시켜 다른 명품 브랜드들과 확연하게 차별화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 블룸버그

1897년 열여섯 살 된 이탈리아 청년이 런던 사보이호텔에 짐꾼으로 취직했다. 이 호텔은 유럽 재력가들의 사교 모임이 자주 열리던 곳. 마구(馬具)업자 아버지 밑에서 자란 이 청년은 짐을 들어다 주며 손님들의 최고급 가죽 가방을 눈여겨 관찰했다. 디자인과 박음질 등….

이탈리아로 돌아온 이 청년은 공방에 들어가 20년간 가죽 기술을 익힌 다음 1921년 고향인 피렌체에 자기 이름을 딴 가게를 열었다. 피렌체는 물론 독일, 영국을 돌며 구입한 질 좋은 가죽으로 그가 만든 고급스러운 디자인의 가죽 제품은 피렌체·토스카나를 넘어 이탈리아와 유럽 전역에서 큰 인기를 누렸다. 이 청년의 이름은 구찌오 구찌(Guccio Gucci).

재클린 케네디, 오드리 헵번, 그레이스 켈리 같은 세기적 로맨스를 흩뿌린 명사(名士·celebrity)들의 패션 상징이 된 구찌의 창업자이다. 지난해 글로벌 브랜드 컨설팅 업체인 ‘인터브랜드’가 발표한 ‘세계 100대 브랜드’ 순위를 보면, 구찌는 39위로 아르마니(93위)와 페라리(99위)를 제치고 이탈리아의 ‘넘버 1’ 브랜드로 등극했다. 브랜드 가치는 87억6300만달러(약 9조8500억원)로 세계 명품 브랜드를 통틀어 루이비통에 이어 둘째다.

프라다·루이비통·셀린느 등 명품 브랜드서만 24년 일해
“품질이 전부가 아니야 당신 제품을 산 사람이살 때도, 산 다음에도 왕처럼 느끼게 해줘야”

구찌는 현재 전 세계 376개 매장에서 정규 직원 8300여명을 포함해 5만여명을 고용하고 있는 ‘명품 제국(帝國)’이다. 총괄 CEO인 패트리지오 디 마르코(Di Marco·49) 회장은 프라다·루이비통·셀린느 등 명품 업계에서만 24년 동안 일한 명장(名將)이다. 38세이던 2001년 당시 구찌와 같이 PPR그룹(루이비통 등을 소유한 LVMH와 함께 양대 글로벌 명품·패션그룹)에 속해 있는 ‘보테가 베네타(Bottega Veneta)’ CEO로 전격 발탁된 그는 도산(倒産) 일보직전이던 보테가 베네타의 매출을 8년 만에 10배나 늘리는 발군의 경영 수완을 발휘했다.

미국발 글로벌 금융 위기가 진행 중이던 2009년 1월 “1970년대 구찌의 최전성기를 재현하라”는 특명을 받고 구찌 회장에 영입된 그는 지난해 유럽 재정 위기라는 대형 악재(惡材)까지 이겨내며 구찌호(號)의 상승세를 진두지휘하고 있다. 지난해에 구찌는 2010년 대비 24% 정도 영업이익이 늘었으며, 매출액은 창업 90년 만에 처음 31억유로(약 4조5000억원)를 돌파했다.

그 주역인 디 마르코 회장을 Weekly BIZ 지면으로 끌어내는 데만 1년이 걸렸다. 인터뷰에 앞서 그는 기자가 지금까지 어떤 CEO들을 만나왔는지 자세한 이력을 요구했고, 인터뷰 질문지도 네댓 번 재작성을 요청할 만큼 ‘완벽주의자’의 면모를 보였다.

마침내 지난달 22일 Weekly BIZ가 디 마르코 회장을 만나기 위해 밀라노 본사 사무실을 찾았다. 그가 한국의 독자들과 처음 만나는 자리였다.

글로벌 명품 기업 경영의 최고 고수(高手)인 그의 명품관(觀)이 먼저 궁금했다. 그의 대답은 약간 의외였다.

“명품이 갖춰야 할 가장 중요한 조건은 품질이지만 서비스도 아주 중요해요. 제품을 살 때 왕이 된 기분을 느낄 수 있어야 하지요. 예컨대 구찌 옷을 입고, 구찌 핸드백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어깨가 으쓱해지는 느낌. 명품은 그런 만족감과 기쁨을 줄 수 있어야 해요.”

“기다리게 해서 미안해요. 패션쇼를 준비하느라 정신이 없네요.”

구찌 본사 4층에 있는 회장 집무실에서 디 마르코 회장은 환한 미소를 지으며 악수를 청해왔다. 짙은 하늘색 슈트에 남색 넥타이, 갈색 구두를 신은 전형적인 이탈리아 미남(美男)이었다. 큰 키(185cm 안팎)에 군살 없이 매끈한 체형의 그를 보는 순간, “혹시 패션모델을 하다가 CEO가 된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스쳐갔다.

넓고 현대적인 그의 집무실에선 고풍스러운 밀라노 시내 건물의 낮은 지붕들이 한눈에 들어왔다. 책상에는 지난해 발간한 구찌 90주년 기념 서적이 여러 권 쌓여 있었고, 의자 뒤로 낡은 흑백사진이 여러 장 걸려 있었다.

올해 회장 4년차인 그에게 지금 가장 주력하는 경영 목표가 무엇이냐고 묻자, ‘브랜드 재정립(re-positioning)’이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최고급 제품(super high segments)과 중간급 명품 브랜드(mid-high end brand)를 동시에 추진하고자 합니다. 수퍼 명품의 가치를 유지하면서도 대중이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데 힘쓰고 있어요.”

그는 “구찌를 대중 친화적인 명품 브랜드(mid-high end brand)로 자리매김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하지만 마케팅에서 두 마리 토끼를 잡는다는 것은 성공 가능성이 낮지 않은가. 더구나 대중의 머리에 명품과 대중성이라는 상반된 이미지를 심겠다는 시도는 더더욱 어렵다. 마케팅의 거장(巨匠)인 잭 트라웃(Trout)은 ‘포지셔닝 이론’에서 “차별화를 통해 고객의 마음에 특정한 이미지를 각인시키는 게 효과적이다”라고 했다.

볼보는 안전, 페라리는 속도, 벤츠는 기술력 같은 식으로 한 가지 이미지를 줄기차게 밀고 나가야 성공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글로벌 명품 기업들이 예외 없이 고가(高價·하이엔드) 제품 경쟁을 하는 최근 흐름과도 맞지 않아 보인다. 디 마르코의 도전은 성공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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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패트리지오 디 마르코(Di Marco) 구찌 회장이 뱀·악어 같은 최고급 가방 재료가 쌓여 있는 공방 작업대에 기대 서 있다. 그는“패션쇼용 의상을 만들기 위해 구찌의 수석 디자이너인 프리다 지아니니는 400시간이나 수공을 했다”며“이탈리아를 벗어 난 다른 나라에서는 제품 제작 과정에서 이런 노력을 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 구찌 제공

대중 친화적 중간급 명품 확대
금융위기 당시 판매 감소 예상되자
中價 가죽 제품으로 오히려 매출 신장
SNS·블로그 통해 젊은 세대와 소통

◇엄마 옷장을 딸이 탐하게 하라…중간급 명품 브랜드 확대 선언

―일류 명품기업인데 대중 친화적인 명품을 내놓으려는 이유가 궁금합니다.

“어정쩡한 가격대의 제품을 줄줄이 내놓기보다는 ‘엔트리(명품에 진입하는 첫 단계)’급을 강화하겠다는 겁니다. ‘아주 질 좋은 가죽 제품’이면서도 20대도 살 수 있는 합리적인 가격을 제시하겠다는 것이지요. 많은 브랜드들이 저마다 엔트리급 제품을 갖고 있어요. 어떤 브랜드는 지갑일 것이고, 화장품인 경우도 있고, 선글라스가 될 수도 있습니다. 우리는 바로 그 엔트리급으로 ‘가죽 가방’을 내놓겠다는 겁니다.”

이런 전략 채택은 디 마르코 회장의 성공 경험이 영향을 미친 듯했다. 2009년 1월 구찌 회장을 맡은 그는 금융위기로 매출 감소가 예상되자 인력 감원을 하지 않는 대신 800~1900유로짜리 중가(中價) 가죽 지갑 제품을 내놓는 방식으로 어려움을 타개했다. 덕분에 그해 구찌의 매출액은 한 해 전보다 6000만유로 이상 늘어나는 성과를 냈다. 유럽 재정위기 등에 따른 경영상의 타격을 중간급 명품 브랜드 강화로 더 많은 제품을 팔고 더 높은 수익을 남겨 해소하겠다는 복안인 셈이다.

디 마르코 회장은 “10~20대도 우리의 주요 고객으로 끌어들이겠다”고도 했다. “최고급 악어가죽을 갖고 싶어하는 소비자를 위한 기호도 맞춰야 하지만 요즘처럼 모든 명품 브랜드가 고가 제품만을 앞다퉈 내놓는다면 ‘꿈의 브랜드’를 갖고 싶어하는 우리의 딸은 어디로 가야 합니까. 우리는 그들의 꿈도 실현시켜 주고 싶습니다.”

―페이스북·트위터 같은 SNS(소설네트워킹서비스)와 블로그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2009년 여름 우리는 페이스북에 구찌 공식 페이지를 열었는데 1년 반 만에 300만명의 팬이 모여들었어요. 지금도 트위터·블로그 등에 구찌 브랜드를 적극적으로 노출하고 있어요. 지난달에는 20개국에 7개 언어로 구찌 제품 쇼핑용 비디오를 제작해 아이폰과 아이패드 등으로도 적극 유통시키고 있습니다. 이런 노력은 글쎄요, 뭐랄까… 우리는 비록 90세가 넘은 올드(old) 기업이지만 디지털 미디어 환경에 능동적으로 적응해야 하고, 더욱이 10~20대 젊은 층과 소통을 활성화해야 우리의 미래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는 거지요.”

아·태 지역이 유망 시장
구찌 전체 매출의 37% 차지
한국 소비자 가장 까다롭지만 옛 명성 되찾기 위해 최선

―중시하고 있는 유망 시장은 어디입니까? 또 어떻게 공략할 계획인가요.

“대륙별로는 아시아·태평양이지요. 아·태 지역 매출액 비중은 구찌 전체의 37%에 이릅니다. 개별 국가로는 중국입니다. 홍콩과 마카오를 포함한 중국 지역의 판매는 과거 전성기의 일본을 연상케 합니다. 2004년 중국 내 구찌 매장은 6개였지만 지금은 54개로 늘었어요. 매년 20%에 육박하는 고속 성장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중국에서 겨냥하는 주 소비층은 여성이 아니라 남성과 아동입니다. 그들이 어렸을 때부터 구찌 제품과 친숙해져서 더 많이 사 쓰도록 마케팅 노력을 할 것입니다.”

―구찌가 이달 10일 서울 청담동에 대형 플래그십 스토어를 엽니다. 또 온라인 판매도 강화한다고 들었습니다. 이것도 같은 전략인가요?

“물론입니다. 이 매장에서 한국 고객들이 구찌의 고급 제품에 대해 더 많이 경험하길 바랍니다. 또 인터넷 쇼핑에 익숙한 젊은 층은 온라인 구매를 통해 구찌를 보다 편리하게 접할 수 있을 것입니다. 가죽 냄새를 맡으며 쇼핑하는 걸 훨씬 좋아하는 중장년층도 있지만요.”

패션 대신 역사를 판다
한땀 한땀 빚어내는 장인 정신
90년 역사 고스란히 담겨
신생 패션기업은 흉내도 못내

◇”이제는 ‘패션’ 대신 ‘역사’를 팔아라”

―’장인정신(craftsmanship)’ 복원을 최근 부쩍 강조하는데 무슨 의미인가요.

“1990년대 명품 업계가 ‘패션(fashion)’을 팔았다면 지금 명품 업계, 특히 구찌의 차별화 전략은 ‘전통으로의 회귀(return to roots)’입니다. 화려하고 사치스러운 패션에 함몰되다 보니 우리는 정작 우리 기업의 정수(精髓), 즉 90년이라는 유구한 역사와 ‘한땀 한땀’ 빚어내는 장인정신이 항상 우리에게 있다는 걸 간과하고 있음을 깨달았죠. 일례로 1932년에 만든 구찌의 클래식모카신은 현재 뉴욕현대미술관(MOMA)에 전시되고 있을 만큼 당시 부의 상징이자 장인정신의 현현(顯現)입니다. 5년, 10년 된 패션 기업이 절대 흉내 낼 수 없는 역사·전통·문화·장인정신 등 탁월한 우리의 자산을 강조한다는 것이죠. 앞으로는 질 좋은 가죽을 이용해 장인들이 직접 손으로 만드는 고급 제품들을 강화할 것입니다. 구찌에 만족한 사람들은 점점 더 고급 제품을 구매하게 될 것입니다.”

디 마르코 회장의 이런 경영 전략은 글로벌 명품 기업들의 최근 지향점과 맥이 닿는다. H&M·자라처럼 3만~4만원에도 멋진 의상들이 넘쳐나고 있는 요즘 소비자들은 자신의 이미지를 ‘적당히’ 올려주면서 가격만 비싼 브랜드에 선뜻 돈을 쓰려 하지 않는다. 때문에 명품 기업들은 차별화의 수단으로 ‘전통’과 ‘수공(手工·handmade)’을 강조한다. 명품 회사인 에르메스는 지난해와 올해를 ‘장인정신의 해’로 삼고 관련된 자체 영화를 제작했다. 펜디와 구찌는 직접 이탈리아 현지 장인을 한국으로 초청해 제품 시연회를 선보였다.

100% 메이드 인 이탈리아
작년 패션쇼에 출품한 의상
수석디자이너가 400시간 수공
중국 등 외국에선 힘들어

―구찌는 ‘100% 메이드 인 이탈리아’ 정책을 고수하고 있는데, 이탈리아에서 만드는 게 그렇게 중요한가요? 중국에서도 잘 만들면 되는 것 아닌가요.

“(이탈리아에서 만들면) 엄격하게 품질 관리를 할 수 있지요. 또 기술이라는 게 하루아침에 쌓이는 게 아니지 않나요? 지난해 패션쇼에 출품한 의상을 만들기 위해 구찌 수석디자이너인 프리다 지아니니는 무려 400시간 동안 수공을 했어요. 이런 노력은 다른 나라에서는 쉽게 할 수 없어요.”

―명품과 일반 제품과의 차이는 무엇인가요? 아무 제품에나 고가의 가격표만 붙이면 명품이라고 믿을 것 같습니다.

“명품이 되려면 여러 조건을 갖추어야 합니다. 가장 중요한 건 그래도 품질입니다. 재료, 액세서리, 생산 기술 등 모든 측면에서 높은 품질을 유지해야 합니다. 모든 측면에서 말이지요.”

―발품을 팔다 보면 길거리 옷가게에서도 모든 측면에서 좋은 물건을 고를 때도 있어요. 그것도 명품인가요?

“물론 그럴 수 있어요. 그냥 티셔츠 한 장도 정말 잘 만들 수 있지요. 하지만 그게 명품의 충분조건은 아닙니다. 서비스도 아주 중요합니다. 제품을 구매할 때, 당신은 왕이 된 기분을 느껴야 합니다. 구입 후에도 그 제품을 착용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기쁨을 만끽할 수 있어야 해요.”

◇가장 까다로운 한국 소비자들을 만족시켜라

그의 또 다른 숙제는 한국 시장 부흥이다. 수년 전만 해도 구찌는 국내에서 루이뷔통 못지않은 매출을 올렸다. 구찌의 GG 로고 가방은 직장 여성들의 ‘명품 입문서’로 여겨졌다. 당시 한국에서의 인기는 중국으로 이어져 중국의 바이링허우(八零后·1980년대 이후 태어난 세대)는 ‘구찌 세대’라고도 불린다. 하지만 최근 국내에서 구찌의 이미지는 예전 같지 않다는 지적이다.

―한국 시장을 어떻게 보나요.

“1990년대 후반 프라다 일본 매니저로 근무하며 한국을 여러 번 오갔어요. 한국 소비자들은 일본 소비자들과 함께 세계에서 가장 까다로우면서도 세련된 소비자라고 생각합니다. 한국 소비자들은 명품에 대해 모르는 것이 없고, 많은 것을 시도하고 있어 명품 CEO들도 가장 공략하기 힘든 시장으로 여기지요.”

―한국에서 구찌의 브랜드 파워가 약간 부침이 있는데요.

“한국 상황은 침몰과 부활을 겪은 구찌 본사의 역사와 닮은 측면이 있어요. 올해 한국 플래그십 스토어 리뉴얼 오픈을 제2의 도약을 하는 계기로 삼을 것입니다. 한국 소비자들에게 GG 로고 가방 이외에 구찌의 다른 좋은 많은 제품을 널리 알리며 그들과 함께 호흡할 것입니다.”

디 마르코 회장은 자신의 의도를 상대방이 완벽하게 이해하기를 원했다. 오전 11시 10분에 시작한 인터뷰가 정오를 넘기고 있었다. 질문을 몇개 더 던졌다.

―혹시 지금 착용하고 계신 것 중 구찌 브랜드가 아닌 게 있나요?

“양말과 속옷입니다. 그건 우리가 안 만드니까요.”

―여가는 주로 어떻게 보내시는지?

“한가한 시간이 별로 없는데.(웃음) 친구나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죠. 그들은 저에게 진정한 충고를 할 수 있어요. 제가 만나는 대부분의 사람은 ‘오~ 구찌’라며 찬사를 보내죠. 하지만 그들은 ‘구찌가 뭔데?’라고 말할 수 있죠. 경영자에겐 그런 시간이 소중해요. 현실에서 한발 떨어져…”

인터뷰를 마치며 점심시간을 빼앗아 미안하다는 인사를 건넸다.

“전혀.저는 특별한 일이 아니면 점심을 먹지 않아요. 오늘도 안 먹을 거예요. 예전에 일본에서 근무할 때 창문도 없는 좁은 사무실에서 일했는데, 점심을 먹으면 졸리더라고요. 대신 점심시간에 담배를 피우며 회사 일을 생각해요. 좀 불쌍해 보이나요? 하하.”

출처
조선일보
2014. 3.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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