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ICLE] ‘상자’라는 것은 정체를 알 수 없는 묘한 매력을 가지고 있다.

‘상자’라는 것은 정체를 알 수 없는 묘한 매력을 가지고 있다. 한낱 용기의 하나일 뿐이라고 얕보면 안 된다. 안과 밖을 구획하는 이 관념적인 용기 속에 우주라도 담을 수 있다고 아인슈타인인가 누군가가 말을 했다나 안했다나.

이를테면 낯선 상자가 책상 위에 오도카니 놓여 있기라도 하면 그 사실만으로 굉장히 신경이 쓰인다. 신경은 쓰여도 뚜껑 열기가 망설여진다는 것도 상자라는 것의 특징인데, 봉인까지 되어 있다면 그 괴이함은 더욱 배가되어 손으로 건드리는 것조차 주저하고 만다. 잔 하나라도 오동나무상자에 넣으면 격이 두어 단계쯤 높아진것처럼 보이고, 달랑 본체만 늘어놓으면 잡동사니로밖에 보이지 않을 정체 모를 골동품도 그럴듯한 상자에 넣으면 일거에 보물 같은 품격을 획득한다.

상자가 가진 이런 힘에 속아 쓸모없는 물건에 저도 모르게 손을 내밀거나 알고 보면 싸구려인데 거금을 지불하는 일이 이따금 일어난다. 아뿔싸, 상자에 속았구나 하는 경험이 누구나 한 두번쯤 있지 않을까. 그래서 상자는 그 매력 탓에 종종 사기꾼을 거드는 무용작물이란 비난을 듣는 것이다.

– 하라 켄야 ‘포스터를 훔쳐라’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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